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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F/만화13

여명 - 동틀 녘의 어둠 #3. 어둠을 먹고 피는 꽃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십니까?" 때아닌 소나기가 대지를 적시고 있었다. 어깨를 두들기던 빗줄기가 약해지는 것을 느끼며, 이리네는 자신의 머리 위로 드리워진 우산의 주인에게 대답했다. "플로, 당신이군요." 플로는 이리네가 몇 시간째 자리를 지키던 무덤을 바라보았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덤에는 급하게 만든 흔적이 이곳저곳 남아있었다. "이번 작전에서 희생된 단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리네의 목소리엔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묘한 힘이 담겨있었다. 플로는 눈을 감고, 죽은 이의 가족들이 노심초사 그들의 생환을 기도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존재 자체가 어둠 속에 숨어있어야 하는 이들이니... 그들의 죽음도 비밀에 부칠 수밖에 없습니다." 뱉고 싶지 않은 말들이 성대를 긁으며.. 2022. 8. 18.
여명 - 동틀 녘의 어둠 #2. 경계에 선 사람들 "북쪽의 공기는 숨쉬기 힘들 정도로 차군요." 로자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북쪽의 찬 공기를 만나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폐부를 찌르는 한기에 숨 쉬는 것조차 힘겨운 느낌이었다. "용의 도시에 머물다 온 이들에겐 그럴 수도 있겠죠. 조금 있으면 금방 적응될 겁니다. 어쨌든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니 말이에요." "사라 님은 왜 이곳에 머물고 계십니까? 다른 대가문들은 진작에 바칼의 궁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들었는데요." 유르겐 가문. 비록 멀리 떨어져 있어 중앙의 소식에 어둡다고는 하나, 그녀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사라 웨인은 이런 한미한 가문 출신이 굳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사실에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바칼 님의 명이라고 하나,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을 누군가는.. 2022. 8. 12.
여명 - 동틀 녘의 어둠 #1. 철의 무게 "읏! 차... 꽤 무겁군. 그럴 수 있지. 하하하!" 오스카가 양손에 쥐고 있던 물건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웬만한 사람은 들 수도 없을 만큼 거대한 크기의 물건은 천으로 곱게 감싸인 채, 묵직하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를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베닐은 생각에 잠긴 채, 이터널 플레임 본부에 지원 물품을 보급하고 있는 컴퍼니 도흐 사람들에게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았다. "이봐, 그 무기들은 저쪽으로 옮겨야지. 말하지 않았나, 여기 연구실에는 부품들만 가지고 오라고. 뭐 못 들었을 수도 있지. 하하하! 어서어서 움직여." 자신의 실수에 당황한 오스카의 제자가 손에 쥐고 있던 무기를 떨어트렸다. 요란한 쇳소리가 실험실 전체에 울려 퍼졌고, 넉살을 피우며 가볍게 미소 짓던 오스카의 표정에 무.. 2022. 8. 12.
진실이 닿는 곳 - #3. 운무(雲霧) 2022. 3. 10.